한동안 많은 장르물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즈음부터 장르물은 괜스레 피곤하고 보고 싶지 않은 드라마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본 OCN <라이프 온 마스>는 달랐다. ‘쌍팔년도 그놈들의 신나는 복고 수사기’라는 홍보 문구처럼 이 드라마는 타 장르물과 달리 코믹하면서도 유쾌하고, 또 미스터리와 긴장감인 느껴지는 캐릭터와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1988년이라는 배경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며 또 다른 신선함을 전하고 있다.
1. 원작 그 이상의 <라이프 온 마스>
영국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를 리메이크 했음에도, 한국적 정서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이 드라마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훌륭한 원작의 구조가 좋은 밑바탕이 되었겠지만, 캐릭터의 변화, 배경 설정, 그리고 실제 80년대 사건을 모티브로 각색한 에피소드들이 조화를 이루어 원작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냈다. 특히, 원작에 비해 조금 더 유쾌하고 가벼워진 <라이프 온 마스>는 그 매력을 배가 시키며 한국판 <라이프 온 마스>만의 개성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2.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조화!
2018년에서는 사람보단 데이터를 신뢰하고 원리원칙을 고수하던 정경호. 그래서 직장 내에서도 왕따를 당하던 그가 과거로 가 자칫 막무가내로 보이는 수사팀과 부딪혔을 때 나오는 여러 가지 갈등, 그리고 그 시간들을 통해 한 팀이 되어 가는 과정은 참 흥미롭다. 각 캐릭터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변화하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에게 흐뭇함까지 느끼게 만든다. 더불어 그 갈등들이 촉발되면서 벌어지는 코믹함은 장르물 특유의 긴장감을 이완시켜주며 극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정경호-박성웅이 보여주는 츤데레 브로맨스와 정경호-고아성이 보여주는 살금살금 로맨스 또한 완벽한 케미를 불러일으키며 극의 재미를 한층 높이고 있다.
3. 드라마와 편성 채널, 환상의 궁합!
과연 <라이프 온 마스>가 지상파 편성을 받았다면, 지금처럼 웰메이드 작이 나올 수 있었을까. 88년도라는 배경을 재연하기 위해, 또 형사라는 직업적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또 살인사건 등을 보여주기 위해, 아무래도 여러 가지 제약이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장르물에 특화된 채널 OCN에 편성됨으로서 극 중 형사들의 찰진 욕설도, 또 사건의 잔인함과 잔혹함을 살리며 리얼리티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요소들이 <라이프 온 마스>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된다.
드라마를 끌고 가는 하나의 굵직한 사건과 80년대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각색한 다양한 사건들이 어우러지며 극의 긴장감을 가득 채운 라이프 온 마스. 더불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과 배우들의 흠 없는 연기력이 보여준 완벽한 케미. 거기에 원작의 탄탄한 구조에 한국적 정서를 제대로 입혀낸 이 드라마는 2018년에 가장 눈길을 끄는 드라마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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