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영 드라마작가 강연 후기_대신크리에이티브 포럼

2023년 3월 25일 2시부터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진행된 크리에이티브 포럼에는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아무래도 <나의 해방일지> 종료 이후, 박해영 작가님에 대한 관심이더욱 높아진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는데요. 오늘은 박해영 드라마 작가님의 강연 후기를 정리해봤습니다.


​1. 적확한 대본을 쓰자!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진행된 크리에이티브 포럼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한 마디를 꼽자면..

"이해가 되지 않는 대본은 잘못 쓴 거다."

<나의 아저씨> 대본집을 보며, 박해영 작가님은 정말 대본 만으로 캐릭터들의 감정을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히 써놓으셨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본은 잘못 쓴거다." 그 말씀 그대로. 배우가 대본을 보고 감정선을 이해하지 못해서 작가와 소통하길 원한다면.. 그 대본은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라는 작가님의 대답은 머리를 세게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아! 저게 잘쓰여진 대본이구나!' 200여명이 함께 하는 드라마라는 작업에서, 박해영 작가는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선장을 따르는 선원의 역할로서 최선을 다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떤 드라마를 쓰고 싶은가. 나도 내가 쓴 드라마를 제작하는 이들에게 나의 메세지가 나의 생각이 적확하게 전달되어지는 대본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작가의 역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 평범한 캐릭터를 특별하게 만드는 법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박해영 작가님의 드라마속에서 평범한 이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보고 싶은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나처럼 평범한 사람인데, 그 속에서 아주 살짝 내가 보고 싶고, 되고 싶은 사람들의 부분들을 넣는다고 답변했다. 또한 자신 안에 있는 수많은 나 속의 한 부분 한 부분들을 각 캐릭터에 넣고, 다른 부분을 섞어 나와 다른 캐릭터를 만든다는 말이 와 닿았다.

나는 더 많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박해영작가님의 말대로라면, 어쩌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치중하기 보다 내 안에 어떤 아이들이 숨어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감정의 근원

박해영 작가님은 인간의 마음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스스로 느껴지는 감정의 근원에 대해 많이 연습하고 연구한다고..


예를 들어 내가 선의를 베풀 때 느껴지는 자긍심 같은 거. 그런데 이 선의를 몇 번 더 베풀었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기대보다 덜한 감정들을 느꼈을 때 분노하는 그런 포인트에 대해서 연습하고 생각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습작품으로 썼던 작품의 이유 또한 나의 헛헛한 마음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는데.. 그런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내 안의 갈증

강연 가운데 나의 특별함을 증명하려는 욕구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박해영 작가님의 말씀이 마음에 콕 하고 박혔다.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이들은 대부분 스크롤에 목 매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또한 지옥이 아닐까 싶다고.

나 또한 나의 특별함에 대한 증명 욕구가, 인정 욕구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괴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박해영 작가님은 아이템을 찾을 때 내 속의 갈증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뭔가 심정적으로 해갈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한다고. 한 드라마를 작업하기 전, 스스로가 인간을 멸시하며 살았다는 깨달음이 있었다던 박해영 작가님의 말들을 들으며 굉장히 깨닫는 바가 많았다.



어쩌면 드라마 작가는 스스로에 대해 더욱 알아가기를 힘쓰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들었다. 내 안에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근원까지 추적하며 파고드는 것, 어쩌면 그것은 나를 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해영 드라마 작가의 강연은 마음과 머릿속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녀가 그려낼 차기작 또한 그래서 더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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